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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현대중공업 김녕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가다
✍️ 신륭기공 📅 2014.02.27 07:00 👁 12
 
[탐방]현대중공업 김녕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가다
5.5MW 풍력터빈의 위엄과 경쟁력…국산 해상풍력시대 견인
2014년 02월 26일 (수) 10:10:07
   
▲ 제주 김녕풍력단지에 위치한 현대중공업의 5.5MW 해상풍력발전시설.

국내 최고 출력 자량…자연과 조화 이룬 외관
올 6~7월 운영이력 나와… 연말까지 인증 완료
해상풍력시장 선점위해 집중투자 필요

와! 하는 탄성에 눈을 뜬 때는 서귀포에서 두어 시간 달린 직후였다. 지평선 너머 수평선만 전부인 줄 알았던 제주의 풍광병풍에 햇빛에 반짝이는 풍력발전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들이 개발 중인 대형 풍력터빈 시험운용場, 김녕풍력단지에 들어섰다.

현대중공업의 5.5MW 해상풍력발전시스템은 ‘국내 최고 출력’이라는 화려한 수식에 걸맞지 않게 겸손해 보였다. 일단 외관이 저시인성 회색조였다. 기존 풍력발전기와 블레이드가 흰색으로 색칠돼 바라보는 사람이 다소 어지러움증을 느꼈다면 김녕풍력단지의 몇몇 풍력발전설비는 저시인성이었다. 한결 보는 사람의 눈이 한결 편안했다. 마침 하늘에 회색구름이 배경으로 펼쳐져 있어 회색빛 풍력터빈이 자연의 일부 같았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5.5MW급의 위엄이 느껴졌다. 오는 3월 1일부터 가동되는 터라 블레이드가 회전하지 않았지만 낫셀, 블레이드, 로터 등 이른바 탑헤드매스(Top Head Mass)를 떠받치는 탑이 마치 공상과학만화에서 본 로봇, 철인 28호의 굵은 종아리를 연상시켰다. 마침 설명에 나선 현대중공업 이충호 풍력발전설계부장은 “탑헤드매스가 무거우면 그만큼 떠받치는 탑도 튼튼해야 한다”고 설명하던 참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탑 높이가 100m였다.

탑신 100m, 철인 28호의 다리가 이럴까?
"현대중 5.5MW 풍력터빈의 무게는 380톤입니다. 경쟁사가 440톤임을 감안하면 그만큼 터빈을 지탱하는 탑 건설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점이 비즈니스 포인트입니다.“
이 부장의 힘있는 목소리에는 그만큼 자부심이 서려있었다. 올해 62세로 정년퇴직한 상태지만 설계부분의 노하우로 후배를 지도하며 여전히 회사에 적을 두고 있었다.

현대중공업이 제2회 아시아풍력에너지박람회와 발맞춰 제주 김녕에서 5.5MW 해상풍력발전시스템을 공개한 것은 우리 풍력산업계에 반가운 청신호였다. 유니슨 2MW, 두산중공업이 3MW, 효성중공업이 5MW급에 이은 쾌거다. 더욱이 로터, 타워, 블레이드, 낫셀 등을 협력업체와 공동 개발해 풍력부품의 국산화와 더불어 신속한 A/S 운영체계도 갖췄다. 또 시스템 운영을 위한 알고리즘도 AMS와 공동개발해 현대중공업은 5.5MW 해상풍력발전시스템의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로 발돋움하는 의미도 있었다.

원활한 유지보수용 크레인 설치된 탑 내부
풍력탑 내부는 의외로 아늑했다. 지름이 6m로 3층 구조였다. 여기에는 풍력터빈 운영과 유지보수를 위한 설비가 들어차 있다. 문이 닫혀 보이지 않았지만 지붕 위에는 크레인까지 갖춰 있었다.
풍력터빈을 향한 현대중공업의 마음 씀씀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해상풍력발전시설의 가장 큰 단점은 원해에 있기 때문에 고장시 수리가 손쉽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고장이 거의 없게 만들어 신뢰성(reliability)을 높여야 한다.

낫셀을 밀폐해 염해를 방지한 것은 기본이다. 그러면서도 발전 시 발생하는 열을 식혀야하기 때문에 밖의 공기를 차단한 폐회로식 Air to Air 열교환시스템을 개발해 설치했다.
기어박스도 대폭 개량했다. 블레이드를 돌리는 바람의 힘이 늘 일정하기 않기 때문에 기어가 받는 힘도 늘 제각각이다. 그래서 받는 힘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Flexible Pin을 적용해 기어박스의 수명을 향상시켰다. 힘이 고르게 분산되면 마모도 균일하기 일어나기 때문이다.

발전기를 6단계로 분리해 어느 한부분이 고장나도 계속 발전 가능하게 했으며 메인샤프트 앞쪽과 뒤쪽에 이중 회전 베어링(dual rotating bearings)을 설치해 기어 박스 내부에서는 마찰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고기를 꿴 바비큐 쇠꼬챙이의 양끝만 걸쇠에 닿을뿐 중간은 불에만 노출되는 것에 비유될 있다. 걸쇠 부분에 이중 회전 베어링을 설치해 중간에 위치한 기어박스에는 회전만 일어난다.

또 기존 풍력터빈이 3개의 증속시스템을 설치했지만 현대중공업은 7개를 설치해 그만큼 수명을 연장했다. 이즈음 되면 현대중공업이 풍력발전기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 김녕풍력단지 모습.

곳곳에 베인 현대重의 철학, 기기 신뢰성
비단 풍력터빈만 심혈 기울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구조물도 그렇다. 당장에 풍력탑도 육상용은 6단, 해상용은 4단으로 만들어 원활한 운송을 도모했다. 풍력탑의 길이가 100m가 될 정도로 덩치가 크다보니 운송도 만만치 않다. 운송 이후 해저에 고정하는 작업, 이른바 잭업(Jack-Up)도 저비용 고효율로 성공시켜야한다.

“현대중공업은 30년간 137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5.5MW 풍력터빈보다도 더 무거운 시설도 시공한바 있습니다.”

이 부장의 자신감은 듣는 이의 가슴을 울렸다. 발전기, 배전기, 수배전반, STACOM, 케이블 등 풍력발전에 들어가는 주요 전기설비는 물론 구조물, 시공 이력을 모두 현대중공업이 노하우로 비축해둔 터, ‘국내 최고 출력‘ 5.5MW 해상풍력터빈 제작과 발전소 시공을 어렵지 않은 일로 만들어 버렸다. 실제로 5.5MW 시제품 설치공사는 불과 3개월 걸렸다. 기초토목공사까지 합해도 5개월을 넘지 않는다.

기초토목공사에 67일, 기자재 운송 24일, 타워설치 7일, 낫셀 조립과 설치 4일, 로터 조립과 설치 10일, 계통연계공사 10일이 공사에 소요된 시간이다.
이 부장은 고효율 저비용 기자재와 신속한 시공이 현대중공업의 철학인 '저에너지 비용'(Low Cost of Energy)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6~10MW 해상풍력터빈 위해 인접 산업 성장해야
그렇다면 하필 현대중공업은 5.5MW급을 개발한 것일까? 사실 유럽 등 해상풍력 선진국들은 6MW급 이상을 개발에 착수했다.
이 부장은 “6MW 풍력터빈에 들어가는 베어링 직경만 4m”라며 “연마하려면 연마기만 250억원을 들여 새로 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실 4m 이상 베어링 연마기 제작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대형 연마기를 딱히 응용해 사용할 곳이 없다는 점이다.
250억원을 들여 대형 연마기를 제작한 사업자 입장에서는 250억원 이상의 수익을 벌어야 제작 동기를 얻는다. 하지만 아직 대형 연마기 용처가 뚜렷하지 않다. 즉, 공급 사슬(supply chain)이 확충될 때 6MW 이상 대형풍력터빈 개발도 가능하다.
이 부장은 “5.5MW 풍력터빈 다음 모델은 8~10MW”라며 “이를 위한 기어박스만 52톤”이라고 소개했다. “획기적인 드라이브 트레인이 구성돼야하는데 블레이드, 기어박스, 발전기 등 설비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 이충호 부장

[인터뷰] 현대중공업 이충호 풍력발전설계부장
설계 장인, 풍력터빈으로 부활

“타사 제품보다 무게가 60톤 경감된 점이 비즈니스 포인트입니다.”
이충호 현대중공업 풍력발전설계부장의 목소리가 직경 6m 풍력탑 내부에 울려 퍼졌다. 그를 둘러싼 관람객들은 말그대로 경청했다. 환갑을 넘겨 정년퇴임한 그였지만 통역을 담당했던 젊은 사원의 목소리와 울림이 다르지 않았다. 요컨대 그는 영원한 현역이었다.

이 부장이 퇴임했지만 여전이 현역인 이유는 간단하다. 설계부문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설계부장으로 있는 후배에게 조언자 역할을 하며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풍력터빈을 설계했다. 그 작품이 5.5MW 해상풍력터빈이다.

그의 정성은 풍력터빈 곳곳에 서려있었다. 밀폐된 낫셀에서 열을 뽑아내는 기술, 하중을 효율적으로 분산하는 Flexible pin, 하중을 고르게 전달하는 Multi-planet Gear가 그렇다. 모두다. 원해에 설치돼 접근이 어려운 해상풍력터빈의 수명과 신뢰성을 높이는 장치들이다.

“6MW 이상 풍력터빈을 만드려면 직경 4m 이상의 베어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4m 이상 베어링을 연마하는데는 250억원의 연마기가 필요합니다. 협력업체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죠”

이 부장은 시장을 통찰하며 통해 5.5MW 해상풍력터빈을 완성했다. 공급사슬을 고려해 협력회사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경제적 있는 해상풍력터빈을 완성한 것. 30년간 137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현대중공업이 6MW 이상 해상풍력터빈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미 직경 80m의 블레이드 설계도 마쳤다. 하지만 협력업체이 허덕이는 모습을 이 부장은 용인하기 어려워했다. 그렇게 흔히 회자되는 대중소 상생이 실현되고 있었다.

“태백풍력에 설치된 2MW 풍력터빈의 효율이 기대보다 5%이상 높습니다. 5.5MW 해상풍력터빈 운용도 2MW급의 연장선장선상에 있습니다. 3월부터 가동에 들어갑니다. 성공을 의심치 않습니다.”
제주도 특유의 거센 바람을 아랑곳하지 않는 이충호 부장의 목소리는 그가 ‘영원한 현역’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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