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부쩍 힘을 내는 업종들이 눈에 띈다. 섬유, 완구, 기계부품업계가 주인공. 부산의 주력산업이 아닌,
다소 침체기에 빠져있던 업종들이 활기를 띠고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갔던 바이어 돌아온다
"연초부터 주문이 잇따라 즐겁습니다." 11일 부산 사하구 신평동에서 만난 섬유업체 경은산업 조재석 전무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경은산업은 천연피혁을 가공해 의류, 신발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불과 3, 4년 전만 해도 중국 저가제품에 밀리는 등 물량이 없어 고전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해외바이어들이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지난해 물량은 전년 대비 50% 늘었고, 올해는 이보다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성기 때와 맞먹는 200억 원에 달했다. 조 전무는 "중국 저가제품이 따라할 수 없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능성 섬유를 생산해내자 해외 바이어들이 앞다퉈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섬유 가공업체 광명화섬 관계자 역시 "부산 섬유업계가 침체기였지만 기능성 섬유 분야 기술력이 뛰어나다. 해외 바이어가 부산 섬유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업체 역시 물량이 3년 전 보다 30% 늘었다.
부산섬유패션칼라조합 박도현 전무는 "중국이 인건비 상승, 규제 강화로 생산공장으로서 매력이 떨어지면서 국내외 바이어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고급 기능성 섬유 물량이 늘면서 업계 전체가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완구업계 역시 분위기가 좋다. 지난해부터 미국, 중국 등에서 주문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국 완구 유해물질 파동으로 국내외 바이어들이 완성도가 높은 한국 제품을 찾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성토이즈 이시형 기획실장은 "지난해 국내외 판매량을 따져 봤더니 전년 대비 150%나 늘었다. 미국 바이어들이 친환경 유아 블록을 대량 구매했던 영향이 컸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구매량을 늘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햇님토이 관계자는 "중국 저가제품에 밀려 고전해서 자동차부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그런데 요즘 완구 물량이 조금씩 늘고 있어 다시 신제품 개발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기계부품업계 '호재 겹치네'
기계부품업계 역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동차, 조선 경기가 살아나면서 시설투자가 잇따라 그에 필요한 기계부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외 바이어들이 엔고 여파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부산 기계부품을 선호하는 것도 호재다.
일본 자동차 회사와 거래하는 창용금형 안창용 대표는 "올해 들어 일본 메이저 자동차 회사가 회생 기미를 보이면서 물량이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엔고 여파로 현지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부산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부산기계조합 정문홍 부장은 "조선, 원자력, 자동차 등 전 산업이 활발하게 돌아가는 덕분에 기계부품업계 역시 물량이 늘고 있다"고 거들었다.
기계부품 수출액도 조금씩 늘고 있다. 지난해 1~11월 산업기계 수출액은 3억2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고, 기타 기계류도 2억32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5% 늘었다. 무역협회 부산본부 여종욱 과장은 "엔고현상이 양면성을 보이긴 하지만 부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가져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